‘워라밸(Work & Life Balance)’ 는 직장을 선택하고 결정할 때에 큰 요소로 자리 잡았다. 본인의 일상생활과 직장과 완전히 분리되기를 원하고, 완전한 개인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심지어는 다중 전화번호나 서브 휴대폰을 사용하면서까지 완전한 분리를 추구하기도 한다. 만약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떨까? 일상과 과업이 완전히 단절되어 각각의 삶에서 기억을 따로 갖는다면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세브란스: 단절 드라마이다.

애플tv+ 3개월 무료 구독권이 생겨서 이번 기회에 보고싶었던 드라마들을 정주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본 작품은 바로 세브란스: 단절. 소재가 무척이나 독특해서 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작품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세브란스 하면 신촌의 큰 병원이 떠오르지만(ㅋㅋ)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severance가 단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병원은 이 단어가 아니라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Merriam Webster

Severance : the act or process of severing : the state of being severed

Sever : to remove (something, such as a part) by or as if by cut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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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정말 단순한 4명의 직원과 상사만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확장되면서 넓은 세계관을 가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즌1에서는 반란에서 이야기가 종결되는데, 개인적으로는 각 직원들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서 잠입한 첩자들이고 그들이 LUMEN 회사를 고발하고 개혁하는 내용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솔직히 루멘 회사의 진짜 의도를 잘 모르겠다. INNIE(회사 안에서 살아가는 인격)이 OUTIE(회사 밖에서 일상생활하는 인격)의 기억을 잃는다면 왜 그들을 완전히 통제하거나 세뇌하지 않는건지. 자유의지를 부여해주면서 동시에 억압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대체 그들이 Severance 단절 수술을 통해서 얻으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단절 수술을 받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의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려고 하는 것이 주 목적이 맞는지 헷갈린다.

시즌1에서는 시즌2를 염두해둔 것인지 마무리가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로는 9화가 아니라 12화까지 늘려서 드라마를 끝맺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과연 이 넓어진 세계관을 가지고 던져진 떡밥을 잘 회수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cf) 주인공마다의 인격이 바뀌는 부분에서의 촬영 기법이 눈에 띄었다. 루멘 회사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에서 얼굴을 비추면서 뒷 배경이 뒤틀리는 효과를 내는데 dolly zoom기법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카메라가 피사체로부터 멀어지면서 줌을 땡기면 얼굴 크기는 그대로이면서 외부 배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dolly zoom으로 검색하면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예정상 올해 5월에 시즌2 촬영이 끝났다고 알고 있는데, 언제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어서 개봉돼서 결말을 내게 알려주었으면…! 계속 구독할테니 제발 이대로 엎어지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