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마곡에서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4달만에 마곡에 간거같은데 매번 갈때마다 가게들이 많이 바뀌는 것 같다. 둘다 오랫동안 앉아서 이것저것 수다떨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꼬치구이로 유명한 이자카야에 갔다. 매장도 적당히 넓고, 분위기도 좋아서 11시가 넘도록 떠들다가 집에 돌아갔다. 시끄럽지 않은 노래와 다양한 꼬치구이 메뉴가 있어서 간단하게 먹으면서 얘기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발산역 9번출구로 나와 2블록정도 걸어나오면 찾아갈 수 있어서 접근성도 매우 좋다.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꼬치 메뉴들이 많았는데, 기억에 남는건 명란이랑 껍질, 호두살이었다. 명란은 같이 나온 새콤한 소스에 찍어먹었는데, (마요네즈 재질인데 약간 시큼했다.) 짭잘한 명란이랑 궁합이 잘 맞았다. 지금까진 명란파스타나 명란밥같이 생으로 주로 먹었는데, 구워먹으니까 술안주로 딱이었다. 껍질은 큰 기대 안했는데 달콤한 소스가 입에 착 감기는게 마음에 들었다. 꼬치들은 기본적으로 타레소스가 발려져 나오는데, 더 깔끔한 맛을 원한다면 소금구이로 커스텀할 수도 있어서 좋았다.
간만에 이색적인 술이 떙기길래 온 도쿠리
로 골랐다. 찾아보니 도쿠리
는 따뜻하게 데운 사케(청주)를 담아내는 술병을 말하고, 데운 사케는 아츠깡이라고 한다. 출처 맥주, 소주, 칵테일, 와인, 보드카, 하이볼 등등… 다른 주종은 먹어봤는데 따뜻한 사케는 처음이라 색달랐다. 소주향이 나긴 하는데 목넘김이 부드럽고 끝 향이 깔끔했다. 다만 따뜻해서 취기가 금방 올라오긴 했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술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긴 하지만 🙂
배도 적당히 부르고 맛도 있어서 간단한 술안주가 땡기는 날에는 즐겨갈만한 술집이었다. 양배추 추가는 추가주문해야하고, 주변 술집이 많아서 왠지 모르게 어수선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적당한가격에 맛있는 꼬치구이를 먹고싶다면 갈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