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추운 초저녁 날씨에 과천과학관에 가서 봤던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원래는 혜성을 보러 갔던 날이었는데, 아쉽게도 구름이 잔뜩 끼어서 좌절했었다. 천문학 연구원들의 재치로 달의 표면과 플레이아데스 성단에 망원경의 초점을 맞추어주셨는데, 그 때의 감동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후에도 보현산 천문과학관이나 과천과학관의, 서울시립과학관의 천문대를 다니며 별을 하나하나씩 내 마음속에 담았는데, 기상으로 인한 천문학자들의 고충도 느끼는 동시에 나도 이런 낭만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작은 결심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 때 우주비행사에서 마술사, 여행가, 외교관 여러 직업을 꿈꿔왔던 한 소년은 이제 화학과
라는 자연과학 학문을 공부하는 대학생이 되었다. 화학이라는 학문에 자신도 기여를 하고 싶다는 낭만적인 꿈을 마음 속에 갖고서. 아무리 공부해도 부족하게만 느껴지고 수많은 세부학문의 홍수 속에서 어디로 나아갈지 헤매지만 결국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서 이름 석 자가 새겨진 논문으로 이정표를 세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남들이 다 해본 연구로는 박사 학위가 주어지지 않으니까’
과학자
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그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밥벌이를 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일상에 대해 남긴 솔직한 책이었다. 과학자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는 그런 삶에 대한 주변 시선과 자신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남기기도 한다. 이제는 과학자가 위대하고 칭송받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동네 친구같은 익숙함이 느껴지기도 하다.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 20대 청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식을 접하고 끊임없이 내 주관을 키워나가는게 아닐까. 쉽진 않아도 내 주장이 담긴 글쓰기를 조금씩 연습하고 발전시켜나가다보면 내 생각이 담긴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하지만 꾸준히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며 내 생각을 bit로 새겨본다.
제목 | 분야 | 읽은기간 | 작가 | 추천강도 |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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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8 문학 | 23.05.22-23.05.23 | 심채경 | ★★★☆☆ | 문학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