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
세상에 대한 김상욱 교수님의 깊은 통찰과 상념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회는 어떠한지, ‘과학’이라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차근차근 깨닫게 해준다. 책의 제목인 ‘떨림과 울림’은 양자역학과 파동을 떠올리게 하는데, 오직 양자역학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대표적인 이론들을 제시하면서 그에 따른 김상욱 교수님의 개인적인 생각들과 배워야 할 자세들에 대해 기술해놓은 책이었다. 책의 내용 중에서 ‘환원주의’와 ‘전일주의(Holism)’에 대한 사상의 대립 과정이 재미밌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끓여보자!라는 문제가 있을 때 전자는 라면에 들어가는 스프와 면의 재료와 특성에 대해 깊게 파고들 것이며, 후자는 그보다는 스프와 면의 조합 비율에 따른 맛의 차이에 집중할 것이다. 과학계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입자를 통해 우주 만물을 이해하겠다는 입자물리학과, 원자가 충분히 많이 모이게 되면 원자 단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새로운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는 응집물리학(고체물리학)이 있다. 맛있는 라면을 끓이기 위해서는 레시피와 재료가 모두 중요한 것처럼, 입자물리학과 응집물리학은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