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

세상에 대한 김상욱 교수님의 깊은 통찰과 상념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회는 어떠한지, ‘과학’이라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차근차근 깨닫게 해준다. 책의 제목인 ‘떨림과 울림’은 양자역학과 파동을 떠올리게 하는데, 오직 양자역학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대표적인 이론들을 제시하면서 그에 따른 김상욱 교수님의 개인적인 생각들과 배워야 할 자세들에 대해 기술해놓은 책이었다. 책의 내용 중에서 ‘환원주의’와 ‘전일주의(Holism)’에 대한 사상의 대립 과정이 재미밌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끓여보자!라는 문제가 있을 때 전자는 라면에 들어가는 스프와 면의 재료와 특성에 대해 깊게 파고들 것이며, 후자는 그보다는 스프와 면의 조합 비율에 따른 맛의 차이에 집중할 것이다. 과학계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입자를 통해 우주 만물을 이해하겠다는 입자물리학과, 원자가 충분히 많이 모이게 되면 원자 단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새로운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는 응집물리학(고체물리학)이 있다. 맛있는 라면을 끓이기 위해서는 레시피와 재료가 모두 중요한 것처럼, 입자물리학과 응집물리학은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

2023-4-23 · 2 min · 257 words · Junha

범인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 추리소설 모음집.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7편의 추리 소설들이 담겨있는데, 반전 때문에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전혀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문제도 퍼즐이 맞춰지면서 사건이 해결되기도 한다. 이번 소설도 crema ebook으로 읽었는데,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이동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히가시노의 소설은 호흡이 짧으면서 단순하지만 힘을 가진 문장이 특징이다. 간단한 단어들로 이렇게 흥미로운 소설을 쓰다니, 역시나 미스터리의 대가다웠다. 아무래도 작가 초기에 쓰인 짤막한 단편 추리 소설이다보니, 결말이 어느정도는 예상 가능하고 뻔한 스토리인 작품도 있긴 하다. 하지만 소재나 스토리, 그리고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독특하고 참신해서 빠져읽게 만든다. 마치 결말은 뻔하지만 매번 챙겨보게 만드는 드라마와도 같달까? ...

2023-4-23 · 1 min · 190 words · Junha

주석 달린 플랫랜드

우리 인류는 3차원 세계에서 2차원의 시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더 고차원의 세계일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감지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2차원에서 살아가는 지적 생명체가 있다면 그는 어떤 시야를 가지고 살아갈까? 이러한 창의적인 발상을 가지고 애드윈 A. 애벗은 ‘플랫랜드’라는 세계를 상정하고 소설을 써 나갔다. 중3 수학 시간에 관련 애니메이션 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기발한 생각에 푹 빠져서 봤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 책 ‘코스모스’를 읽은 뒤에 참고문헌을 구경하다가 익숙한 제목 ‘플랫랜드’를 발견하고 바로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

2023-4-19 · 2 min · 365 words · Junha

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은 몰입력 넘치는 추리소설의 대가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로 간만에 그의 소설을 읽었는데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결말까지 깔끔한 스토리가 마치 잘 처려진 한상을 먹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성씨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초반에 인물관계 익히느라 조금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반부터는 큰 문제 없이 몰입해서 읽었다. 녹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초반을 참고 읽어나가다 보면 서로 연관되어 있고, 친절한 히가시노 선생님께서 중간중간 인물관계를 다시 언급해줘서 소설의 끝까지 무리 없이 달려나갈 수 있다. ...

2023-4-17 · 2 min · 315 words · Junha

불편한 편의점 2

번화가에서 떨어진 주택 단지에 위치한 작은 Always 편의점. 그곳은 매출이 뛰어나지도 유동인구가 많지도 않아 번번이 도시락은 폐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과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다. 시장이나 마트보다 물건이 저렴하지도 않지만, 동네 사람들은 이 편의점을 단골로 찾곤 한다. ‘Always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옴니버스식의 일상 이야기. 사람들은 작고 불편한 이 편의점에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고 본심을 드러낸다.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지만, 신기하게도 편의점에 들린 사람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

2023-4-13 · 2 min · 269 words · Junha